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아라비아의 로렌스 (문단 편집) === 파트 1 === 실제의 로렌스는 어렸을 적부터 자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이는 것을 좋아했다는데 영화 초반에는 이런 다소 초인적인 면모가 잘 드러난다. 뜨거운 성냥불을 그냥 손으로 잡아서 끄는데, 이게 요령으로 끄는게 아니라 그냥 살이 타는 걸 신경 안쓰고 끄는 거다.[* 꽤나 인상적인 씬이라 이 대사는 영미권에서는 글에 종종 인용되곤 한다.] 하지만 이와는 다르게 다소 머리가 꽃밭에 가있는지 꽤나 얼타는 모습을 보여주며[* 근무중인데 장교용 쉼터에 갔다 다른 상관에게 갈굼당하고, 나가다 뒤를 안보고 테이블에 부딪히는 트롤짓을 한다. 후에 로렌스의 행적을 보면 그의 초인적인 능력과 대비되는 인간적인 약점을 암시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의 상관은 그를 다소 못마땅하게 여긴다. [[제1차 세계 대전|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8년]], [[수에즈 운하]]를 둘러싸고 [[영국]]과 [[오스만 제국]]이 대치할 무렵 드라이덴은 상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로렌스의 아랍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높게 사 아랍인들의 참전 및 지원을 요구하기 위해 정보국 소속의 로렌스 중위(피터 오툴)를 중동에 파견한다. 이때 로렌스의 상관은 이 아랍 전쟁을 다소 하찮다는 듯이 표현하는데, 이는 결국 이 전쟁이 철저한 이해관계에 기반한 것이지 무언가 숭고한 이상을 위함이 아님을 보여준다. 로렌스는 파이살 왕[* 실제로는 왕자였지만 작중에선 왕으로 나온다.]과 접촉하기 위해 사막을 건너는데 같이 동행하는 베니사리 부족 베두인조차 너희 나라도 사막이냐고 물을 정도로 고된 여정을 상당히 잘 소화하며, 그에게 자신의 총기를 선물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해지게 된다. 하지만 거의 도착하기 직전 셰리프 알리의 부족 소유 우물에서 물을 마시다 셰리프에게 걸려 베니사리인을 쏴죽인 후 로렌스가 선물로 건낸 총을 강탈한다. 로렌스는 무기가 없는 상황에서도 알리에게 물을 마셨다는 이유로 자신의 친구를 죽인 점에 분개하며 셰리프를 다소 인종차별적인 언어까지 써가며 비난한다.[* 후에 묘사하지만, 물은 작중 아랍 부족에게 있어 목숨이 걸린 생명선이라 이에 매우 민감한 것으로 묘사한다. 다른 부족이 와서 수자원에 뭔 짓을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다른 부족의 물을 마시면 일단 매우 공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것. 물론 감독이 다소 인종적인 시각을 보유한 인물이라 실제보다 과장되었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작중에서의 물의 의미는 그렇다. 하지만 로렌스는 아랍에 대해 잘 알면서도 그런 관습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동료를 죽이자 인종주의적 표현을 써가며 분노를 표출한 것. 이 역시 로렌스의 인간적인 약점에 대한 은유이다.] 알리는 패기 넘치는 로렌스의 모습이 마음에 들었는지 파이살 왕에게 직접 데려가주겠다고 제안하지만 로렌스는 이를 거부하고 홀로 파이살 왕을 찾아간다. 계곡에 들어선 로렌스는 심심했는지 영국 노래를 부르고, 이를 들은 해리 브라이튼[* 로렌스의 연락장교 선임.]이 그를 발견해 파이살 왕에게 데려가려 하는데, 그때 터키 공군의 전투기 두대가 나타나 파이살 왕의 군대를 공습한다. 브라이튼은 파이살 왕과 아랍인들을 현대 무기 체제를 전혀 이해하지 못해 자신이 남쪽의 영국군 주둔지로 옮기자는 제안을 무시하고 군대를 들이댄다며 욕을 한다.[* 후술하겠지만 파이살 왕이 얼마나 정치적으로 노련한 인물인지, 브라이튼이 그리고 생각보다 좀 멍청할 정도로 고지식한 인물이라는 점이 드러나는 것을 고려하면 브라이튼의 일방적인 의견일 뿐임을 알 수 있다. 알리도 지속적으로 대포와 기관총을 요구하고, 파이살 왕은 영국군이 남부 기지로 아랍반란군을 주둔하라고 하는 제안의 이면에는 아랍반란군을 사실상 통제하겠다는 영국군의 속셈이 깔려 있음을 알았기에 버티면서 영국군에게 최신식 무기를 지원받기를 원한 것이지 폭격기의 성능을 몰라서 터키군 공군기지로부터 거리를 두지 않은 것이 절대 아니다.] 파이살 왕은 아랍인들에게 대열을 갖추고 전투기들에게 대공사격을 하라 하지만 아랍군은 폭격과 기관총 세례에 혼비백산하여 저항은 커녕 도망치고 숨기에만 급급했다.[* 사실 1차대전 수준의 복엽기라 해도 폭탄 떨구고 기관총 쏘면서 지나가면 지상군 입장에선 대공포없이는 많이 답없는 상황이긴 하다.] 전투기들이 지나가고 체념한 듯 한숨을 내쉬는 파이살 왕의 클로즈업은 덤. 전투가 잦아들자 파이살 왕은 브라이튼과 로렌스를 만난다. 텐트 안에서 파이살 왕은 [[쿠란]] 낭독을 들으며 브라이튼과 로렌스와 접견한다. 이때 로렌스가 쿠란의 구절을 읊는 모습을 보고 흥미롭다는 듯이 그를 쳐다본다. 그 후 본격적인 군사적 협상이 시도되는데, 브라이튼은 현대적인 훈련이 필요함과 더불어 터키 공군의 폭격 거리로부터 멀어져야 하기에 남부로 이동하여 영국군에게 체계적인 교리를 교육받을 것을 요구한다. 이때 알리가 텐트에 들어와[* 로렌스의 썩어들어가는 표정이 일품이다.] 브라이튼을 째려보다 훈련도 훈련이지만 터키군에게 맞설 수 있는 현대적 장비를 요구하고 왕 또한 이에 동의한다. 브라이튼은 머뭇거리다 기존의 입장만을 반복할 뿐, 장비를 내준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누가 봐도 사실상 영국군 산하로 아랍반란군을 넣고 싶다는 것과 원활한 통제를 위해 영국군에게도 피해를 입힐 만한 좋은 무기는 주기 싫다는 영국군의 의중을 브라이튼은 전혀 숨기지 못해 쩔쩔매는 꼴. 듣다 못한 파이살 왕은 대화를 돌리기 위해 로렌스에게 의견을 묻고, 로렌스는 만약 아랍군이 남부로 이동하면 사실상 영국군에게 예속되는 것이라 아랍 독립은 물건너 간다는 입장을 표명한다. 로렌스의 발언으로 브라이튼의 대화의 흐름이 깨지자 파이살은 이를 노리고 대화를 적당히 끝내며 브라이튼과 알리를 내보낸다. 하지만 그 전에 그가 로렌스를 불러 세우는데, 그는 로렌스를 보고 너도 결국 그저 사막이 좋은 영국인일 뿐이라며 알리에게 내뱉은 폭언들을 그대로 읊는다. 한마디로 아랍인들이 어째서 물에 그토록 예민한지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알리에게 인종차별적 폭언을 내뱉고[* 사실 상황을 보면 로렌스의 꼭지가 도는 것이 아예 이해하지 못할 상황도 아니긴 하다.] 이제 와서 아랍을 위하는 듯이 행동하는 로렌스의 이면이 마음에 안들어 로렌스에게 너의 이면에는 아랍을 위한다는 자기 자신의 모습에 취해 그저 아랍을 위하는 척을 하는 자아도취적 자아가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후술할 로렌스의 행적을 보면 파이살 왕의 통찰력이 제법 정확했음을 알 수 있다. 로렌스는 이 말에 충격을 먹어 하룻밤을 꼬박 생각에 잠기다 잠에 들고, 그가 파이살 왕의 캠프에 도착한 후 줄곧 따라다니던 파라지와 다우드가 깨워서 일어난다.[* 후에 출군한 로렌스를 따라온 그 둘을 보고 한 부족원이 이 둘은 고아이며 돈을 원하는 게 아니라 아버지처럼 의지하고 숭배할 존재가 필요한 귀찮은 녀석들일 뿐이라고 한다.] 그는 자신이 진짜로 아랍 독립을 위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알리를 불러세우고 50명의 아랍반란군을 모아 사막을 건너 항구 도시 [[아카바]]를 네푸드 사막을 건너 육지로부터 기습할 것을 제안한다.[* 실제 작중 아카바와 실제 세계의 아카바도 [[시나이 반도]]와 [[아라비아 반도]] 사이에 안으로 푹 들어간 아카바 만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동부의 사막지대를 통해 [[팔레스타인]] 지역을 아랍반란군을 통해 공략할 수 있는 훌륭한 접근지가 된다.] 아카바를 점령하면 실질적으로 아랍반란군의 단합의 계기와 더불어 영국군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며, 아카바의 터키군들은 해안포를 바다 방향쪽으로 고정해둬 사막으로부터의 공격은 예상하지 않기에 허를 찌를 수 있을 거라고 주장한다. 알리가 50명으로 뭘 어쩌겠냐고 하자 네후드를 건너 아카바를 아랍 독립이라는 대의로 점령한다는 것을 알리면 다른 아랍 부족들을 규합할[* 한마디로 훌륭한 선전거리가 된다는 것.]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대단히 무모한 데다 사실상 따로 노는 부족들을 고작 대의명분으로 설득한다는 게 말이 안된다는 것이 상식이지만, 로렌스의 당당함에 홀린 것인지 알리는 바로 거절하지 않고 파이살 왕에게 이를 알린다. 의외로 파이살은 이를 허락하고[* 파이살이 대단히 합리적이고 노련한 인물임을 고려한다면, 아마 허를 찌르는 무서움이 있는 로렌스의 계획에 승부수를 걸어볼 만 하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무엇보다 터키군 공습에서 나왔다시피 아랍반란군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처지였다. 하지만 아랍 부족끼리 아카바를 점령할 수 있다면 영국군을 상대로 어느 정도 독자노선을 걸음과 동시에 아랍 부족을 규합할 명분이 생길 뿐더러 실제로 [[갈리폴리]]에서 거하게 털린 영국군 입장에서도, 적어도 작중에서는 아랍반란군을 동부로부터 진격시키는 게 이미 거의 모든 가용 전략을 유럽에 꼬라박아 갈리폴리에서 여유 자원을 날려먹어 훨씬 효율적이었다. 한마디로 영국으로부터 독자적으로 움직일 실리직, 명분적 기반을 다질 수 있는 셈. 파이살의 목표가 신생 아랍 독립국의 왕이 되는 것임을 생각해보면 이때부터 로렌스를 패로 사용하여 자신의 야망을 걸을 꿍꿍이였던 셈.] 로렌스는 알리와 함께 50명을 이끌고 작중 베두인들조차 건너지 못한다는 네후드 사막을 횡단한다. 네후드 사막을 건너다 도중에 낙오된 가심이란 남자를 알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혼자 돌아가서 구해낸다. 이를 통해 그는 알리와 아랍군의 엄청난 지지를 받아 아랍족장의 옷을 선물받으며 사실상 명예 아랍인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때부터 로렌스의 자아도취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그 전에도 로렌스는 자신의 계획을 설명할 때 [[모세]]도 이를 했다며 자신을 신화적 인물과 알게 모르게 비유하고 아랍족장의 옷을 입고 유아적인 기쁨을 표출하기도 한다.[* 혼자 춤추다 아우드 아브 타이한테 걸려서 뻘쭘해 하는 표정이 웃기다.] 알리도 로렌스가 사실상 죽으러 가는 길을 갈 때 매우 감정적으로 반응하고 그가 돌아오자 손수 귀중한 물을 직접 전해주며 아랍족장의 옷을 주는 모습, 그를 매우 격하게 반기는 군인들과 별 득이 없는데도 파라지와 다우드를 자비로 거둬 이를 보고 자비롭다고 칭찬하는 아랍 부족원, 그의 귀환을 매우 환영하는 그의 시중이 된 파라지와 다우드를 보면 이들도 로렌스의 그런 신화적인 면모에 말려들어가는 것을 보여주며 말그대로 로렌스가 riding the whirlwind(완전히 빨려들어간다는 뜻)를 제대로 했음을 알 수 있는 장면이다. 사막을 여차저차 성공적으로 건너고 로렌스는 부족원들의 환심을 제대로 사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그들이 쉬면서 마신 우물은 타이와 터키군들에게 돈을 받으며 그들의 수족 역할을 하는 그의 부족 호와이타트의 소유라 이에 총을 들고 그의 어린 아들과 그들의 캠프로 달려와 격하게 항의한다. 그는 자신의 허락도 없이 물을 사용하는 알리를 매도하고 둘은 신경질적으로 충돌한다. 이에 로렌스가 타이에게 지금 당신과 당신의 아들은 부족원에게 둘러싸였으니 흥분하는 것은 좋지 않고, 부족의 지도자답게 네후드를 건너온 자신들을 손님으로서 받아들여 달라는 요청을 한다. 타이는 어이없어 하면서도 일단 지금 상황에서 계속 시비를 걸면 죽는 건 자신이니 일단 로렌스의 요청을 받아들이지만 다음날이 되면 너희를 터키군에게 넘길지도 모른다고 꼽을 주며 이들을 초대한다. 여기서 로렌스는 특유의 초인적인 태연함과 당당함을 통해 타이에게 자신들의 편에 서서 아카바를 함락시키자고 제안한다. 호와이타트의 본진에 있음에도 타이가 꼽을 줄 때마다 오히려 여유롭게 역으로 도발을 시전하며 단지 일개 부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아랍인들을 위해, 그들에게 자신이 자유를 주기 위해 싸우고 있으니 함께 하지 않겠냐고 하지만 타이는 아랍이라는 부족명 따위는 못 들어봤다며 코웃음친다. 이에 로렌스가 타이에게 그가 터키군에게 받는 금액 중 상당수를 부족원들에게 돌리지 않고 자신이 착복하는 것을 조용히 지적하여 그를 난처하게 만들고, 동시에 아카바에는 더 많은 황금이 있으니 함께 아카바를 함락시키자고 하여 결국 타이의 동의를 받아낸다. 다음날 아침 로렌스와 알리의 부족, 그리고 타이의 부족이 기습을 위해 아카바 외곽에 진을 치는데 부족원들끼리 실랑이를 벌이다 그만 타이의 부족원 중 한명이 총에 맞아 죽는 사고가 벌어진다. 근데 정작 두 부족원들은 '뭐 도둑질하거나 시비걸다 서로 싸웠겠거니 하면서 은근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반응하고, 그와는 별개로 피를 봤으니 이에 따라 총을 쏜 놈만 죽이면 그만이라고 반응한다. 이에 로렌스는 자신이 처형을 집행하겠다고 하는데[* 일단 부족원이 죽었으니 처형을 해야만 부족간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는데, 이를 타이의 부족원이 집행하면 타이의 부족원이 알리의 부족원을 죽인 셈이 된다. 문제는 어떤 연유로 총을 쏘게 됐는지 확실하게 주변 사람들이 본 것도 아니기에 알리의 부족 입장에서는 비록 관습적으로는 그 자가 처형당하는 게 맞아도 앞뒤 사정도 모르고 무조건 자기 부족원이 타이의 부족의 손에 죽는 것에 불만을 품을 수도 있는 셈. 거기에 매우 척박한 환경에서 서로 털고 털리며 생긴 아랍의 전투적이고 호전적인 관습대로 입은 피해에 대한 보복을 하여 부족의 건재함과 능력을 지속적으로 알리지 않으면 만만하게 봐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상대방이 나올 수도 있기에 관습상 매우 난처한 상황이었다. 이를 사실상 이 프로젝트의 주동자격인 로렌스가 집행하면 그의 권위를 내세울 수도 있고, 거기에 어느 부족원도 아니니 타이측도 딱히 불만은 없고 알리측도 타 부족에게 처형당한 것이 아니라 불만을 살 일도 없으니 이미 그의 기적적 행보로 부족원들의 마음을 산 로렌스가 처형인으로서 제격인 셈.], 알고보니 그 남자는 본인이 네후드 사막에서 구해준 그 자였다. 적진 바로 앞에 있었기 때문에 지체할 수 없었고 분열을 감수할 수도 없는 로렌스는 결국 그 남자를 총으로 쏴 죽이나 정신적으로 매우 괴로워한다.[* 카심의 처형에 쓰인 자신의 [[리볼버]]를 꼴도 보기 싫다는 듯 땅바닥에 내던져 버리고, 그걸 아랍인 전사들이 서로 가지겠다며 아귀다툼을 벌여도 돌아보지 않을 정도다. 로렌스의 이런 행동이 이해가 안 간 아우드가 "아까 그 자를 죽인 걸 왜 저리 슬퍼하는 건가?"라고 알리에게 묻는데, "그는 자기가 네후드에서 구한 이를 죽였으니까."라는 대답을 듣자마자 '''"어차피 죽을 목숨이었군. 괜히 살려냈던 거야."'''라고 촌평한다.] 이내 추스리고 아랍반란군은 아카바를 기습적으로 공격, 항구 도시를 차지하는 데 성공한다. 이 승리를 알리기 위해 로렌스는 알리에게 이를 왕에게 전달해줄 것을 부탁하고 자신은 두 시중과 함께 [[카이로]]로 가서 직접 영국군에게 이를 보고하겠다고 한다. 알리는 이미 반쯤 [[메시아]]적인 인물로 여기는 로렌스가 자신이 아닌 고아 둘을 데리고 가는 것에 불만을 표출한다. 이때 타이가 아카바 그 어디서도 황금을 찾지 못했다며 로렌스에게 항의를 하고 이에 로렌스는 영국군으로부터 보수를 지급해줄 것을 약조하여 불만을 잠재우고 카이로로 떠난다. 이때 타이는 알리에게 로렌스가 거짓말을 했다며 그는 완전한 신화적 인물이 아니라고 알리에게 푸념을 한다.[* 이는 해석의 여지가 있는 장면인데, 앞서 언급했듯 결국 로렌스의 초월적인 군사적 재능과는 별개로 그는 매우 평범하면서도 동시에 연약한 인간이라는 것을 알리는 장면이기도 하다.] 로렌스는 파라지, 다우드와 함께 카이로로 가며 멀리서 솟아오른 모래바람을 보고 이집트군으로부터 모세를 신이 지켜주기 위해 불기둥을 보냈다는 성경의 설화에 빗대어 불기둥이라고 하며 자신을 점점 신화적 인물과 동일시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직전에 엄청난 전략적 노림수로 중요한 거점도시를 공격하는 계획을 수많은 불안요소들을 잠재우며 성공시킨데다 주변사람들의 부추김이 이에 한몫 했을 것이다. 이와는 별개로 작중 로렌스가 군사적으로 괴물같은 재능이 있음은 분명하긴 하지만.] 하지만 가는 도중 다우드가 그만 유사에 빠져 죽고, 이에 로렌스는 바로 옆에 있던 아이 한 명 지켜주지 못했다는 사실에 엄청난 충격을 받는다. 카이로에 어찌저찌 도착했을 때는 완전 거지꼴이 되어 주변 사람들의 엄청난 눈빛 세례를 받는다. 말도 안 되는 승리를 새로 바뀐 상관 알렌비에게 보고하자 알렌비는 그에게 특진과 함께 공작을 계속할 것을 요구한다. 항상 분열된 아랍인들을 규합해 거의 무모하기까지 해보이는 작전을 성공시켜 터키군을 순수 아랍인들의 힘으로 몰아내는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그의 평소 평판과는 별개로 매우 유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덕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우드의 죽음으로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로렌스는 흐느끼며 이를 거부하는데, 자신을 신격화시키느라 사람 하나를 직접 자기 손으로 죽이고 눈앞에서 다우드가 죽는데도 모래에 빨려들어가지 않기 위해 다우드의 형제 파라지를 붙들어 놓고 냉정한 행세를 하면서 합리적이고 신적인 자신의 페르소나에 도취되어 인간적인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다는 사실에 엄청난 공포와 죄의식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호소한다. 하지만 알렌비는 계속해서 그를 설득해 결국 아랍인들에 대한 인간적 책임감이 자극이 되어 여러 군사적 지원과 아랍인들의 독립 보장을 대가로 아랍반란군을 계속해서 이끌 것을 약속한다.[* 로렌스의 약점의 본질이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한데, 그것은 바로 그가 본질적으로는 대단히 선하고 공감력 넘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비록 그의 괴물같은 능력과 주변의 아첨으로 단단히 자아도취했지만, 이 시점의 로렌스는 다우드의 죽음으로 인해 그 도취로부터 깨어난 상태였고 그가 다시 아랍반란군을 이끌기로 한 이유는 단지 사탕발림 때문이 아니라 인간적인 책임감과 아랍인들에 대한 동정심, 연민이 더 큰 이유였다. 이전에 타이가 봉급을 착복하는 것을 이용해 협상을 한 것과, 후에 사이크스 피코 협정에 대한 사전 정보를 미리 입수하여 예측하는 장면 등을 보면 로렌스는 군사적으로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합리적인 상황 파악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정치력이 있는 것으로, 평소에 헬렐레하는 건 단지 로렌스가 각잡힌 걸 싫어하기 때문일 뿐 절대로 감언이설 몇마디에 휘둘릴 정도로 가벼운 인간이 아니다. 즉 본래 로렌스라는 인간은 워낙 선하기에 도취로부터 깨어나도 아랍인들에 대한 인간적 연민과 책임감 때문에 주변인물들의 순수하지 못한 저의를 어렴풋이 알면서도 그들의 설득에 계속해서 휘말리고, 그를 어떤 식으로든 이용해 먹으려는 인간들과 실제로 그들의 기대에 부합하고도 남을 정도의 말도 안되는 역사책에 길이 남을 정도의 승리와 업적을 이루어내다 보니 자신도 스스로를 신격화시키게 되는데, 도취한 상태에서 냉정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신화적 인물을 연기하면서도 인간적인 측면을 완전히 버리지 못해 지속적으로 흔들리며 실수를 범하여 결국 다시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가려 하나, 오히려 그 성격 때문에 그러지 못하고 다시 전장에 서기를 지속적으로 반복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 것.] 직후 이를 지켜보는 다른 군인들은 로렌스를 엄청나게 치켜세우지만 정작 알렌비와 드라이덴은 로렌스를 보고 완전 자아도취되었다며 우리까지 휘말리지 말자고 뒷담화를 한다. 거기에 사전에 로렌스가 아랍민족의 독립을 보장할 수 있냐고 묻자 거짓말로 그렇다고 한 점을 생각해보면, 이들도 로렌스를 통해 아랍반란군을 통제해 오스만 튀르크와의 전쟁에 이용한 후 아랍 지역을 집어삼키기 위한 공작에 철저히 장기말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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